햇살/남산유적답사

2012 #.11 칠불암 가는 길...

오직모를뿐~ 2012. 3. 16. 20:12

일주일 사이에 콘크리트 포장 공사현장이 되어 버린 길...

원래의 길도 콘크리트 길이었지만 좀 더 넓게 좀 더 편하게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필요한 것이리라...

어쩌면 낙서가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암각화의 주인공들도 베를린 장벽의 낙서들도 다 인간들의 흔적이므로...

그러나 콘그리트 위 CH S J 를 밟고 지나갈 사람들의 발길을,생각들을 한번쯤 고려해 봤을까???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생겨난 길이 좋다...

돌맹이 울퉁불퉁 채여서 비틀거리더라도 산사로 올라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소망으로 생겨난 길...

왠만한 태풍이 오지 않는한 물이 넘치지 않는 작은 계곡이지만

큼지막한 바위로 배려를 해 준 사람의 마음이 따뜻하다...

"순리"라는 말의 의미를 비로소 알게 된 요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해 흐르며 단맛,쓴맛 다 경험하고 비로소 바다에 도달하는...

물길은...어쩌면 우리네 인생과 닮은 것이 아주 많다...

나무 뿌리가 계단처럼 이어진 길...

오래된 나무는 뿌리로 숨을 쉰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래서 흙을 덮어주면 숨을 쉴 수 없어 오히려 그 나무는 죽고 만다...

출입이 금지된 왼쪽 능선을 향한 길...

어쩌면 바람재로 가는 길일런지도 모르겠다...

2008년으로 기억된다...작은 포크레인 하나가 좁은 산길을 넓히고 계곡마다 넓적한 바위들을 옮겨 사람들이 다니기 편한 길을 만들고 있었다.

그분은 직업으로 길 만드는 일을 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무더운 여름에도 작업은 이어졌고  참으로 길고 외로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몇 년이 지난 후 수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노고로 좀 더 편안하게 산엘 오른다...

나는 어떤 길을 만들고 있으며... 또 어떤 길로 가고 있는가... 

삶의 길은 다양함 속에 동질성을 가진다...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이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람은 똑같다...

다만 처해진 환경이 다르고 반응이 다를 뿐...

들숨과 날숨,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발걸음...

가뿐 숨을 깊이 내쉬며 복잡했던 생각들을 하나로 아우른다... 

바위랑 나무 풀...주변 풍경이 매번 새롭다...

하늘을 향해 용솟음 치는 듯한 벚나무와 그이보다 몇 배는 더 오래 이 자리를 지켜온 소나무...

바위를 계단으로 깎은 모습도 오늘은 더 고마움으로 다가오고...

신우대 무성한 대나무 터널 밑 수 많은 계단도 많은 이의 노력의 결실...

깔딱고개라며 힘들어만 했던 날들이 부끄러워진다...

오늘의 나는 알게 모르게 많은 이들에게 진 빚이 너무나 많다...

삶은 하늘로 가는 과정이런가...

가는 길 구비 구비 공덕 많이 쌓아 후회없는 삶이 되어야 할텐데...

삼짇날 자연감사제와 산신제를 한다는 현수막...

삼짇날은 봄을 알리는 명절로 구월구일과 더불어  우리 조상들이 중요시 했던 바로 그날...

자연감사제와 산신제...참가하고 싶지만...멘티들이랑 지리산 둘레길 걷기로 한 날이라 아쉽다...

흐려졌던 하늘이  기어이 비님을 내려준다...

법당 안 노오란 개나리가 봄을 한걸음 성큼 당겨준다...

황금보이차 향과 빛깔이 눈에 아롱거리는 이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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