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더불어 사는 삶

백리길 멘토링 시니어 프로젝트 3월 지리산 둘레길 걷기 1

오직모를뿐~ 2012. 3. 26. 20:59

2012.03.24

다행히 주말에 내린다는 비가 당겨져서 금요일까지 내리고 토요일 지리산 둘레길 6코스 시작 지점에 도착하니 화창~

비에 씻겨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청 차가운 꽃샘바람과 함께 ㅠ.ㅜ

 오늘 걷는 수철~어천 구간을 지도로 자세히 살펴본다...

떠나기전 단체 사진...아이들 표정이 자못 비장해 보인당 ㅎㅎㅎ 

 2년전 1박2일의 지리산 둘레길 방송시 이수근이 바로 요 지점에서 잠 잤었는데 아무도 모르넹...

 사실 우리 가족은 2010년 여름 방학 때 지리산 둘레길 1~5코스를 매주 한두개씩 걸었었다... 

그 당시만해도 산을 정복하고 다시 내려오는 등산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나였기에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을 걸으며 그곳에 사는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만나는 일은 무척 신선한 체험이었다...

 물론 지리산을 감싸고 있는 장거리의 도보길이기에 둘레길의 높이가 산에 버금가는 곳이 있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산을 좋아하고 산을 찾는다...그래서 그런지 평지의 길은 인기가 없다...

물론 지난 세월 자동차 다닐 길만 닦고 다녔으니 도보길이 주목을 받을 겨를이 없었긴하다...

4주만에 겨우 금오산 자락을 떠나 집으로 돌아왔는데 또 다시 지리산 자락으로 끌려온 규범이...

너무 추워서 금오산이 그립다고 다시 금오산으로 돌아갈래~~~ 외쳤었는데 사진엔 따뜻한 햇살??? 

지리산 둘레길의 풍경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새로 뚫은 길이 아니고 옛길을 다듬거나 마을 주민들이 경운기 몰고 오가는 마을길과 밭둑길을 이었다...

흔한 농촌의 풍경일지라도 비온 뒤 오늘의 하늘은 길을 걷는 우리들에게 감탄에 감탄을 유발하는 백만불짜리^^...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면 산들이...강이...말없이 조용히 두눈에 담겨 온다...

마을을 통과하며 온마당 가득 매화향기를 흩날리는 고목 발견...꽃샘추위도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구나...

길을 떠났으니 목적지까지는 어쨌든 도착해야 함을 알기 때문인지 다리가 아플텐데 생각보다 잘 걷는 아이들...

잎이 없어도 나무는 아름답다...오히려 숨김없는 진심을 보여준다...

천왕봉의 기운을 받으며 경호강 푸른 물을 보며 걷는다...

레프팅으로 유명한 경호강가엔 가로등에도 레프팅하는 모습의 아저씨가 있어 재미있다...

벤취 발견 잠시 쉬기로 하고 길을 건넜다...

꼼짝않는 여학생들과는 달리 남자아이들은 암벽등반에 도전!!!

뒤로 돌아가니 고난이도의 암벽 ㅎㅎㅎ

지루한 6코스라고 표현한 사람도 있었지만 물소리를 가까이서 계속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땐 몰랐었다...요 다리를 지나면 오르락 내리락 한시간 남짓 험난한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ㅎㅎㅎ

나뭇잎 푹신한 오솔길에 마음을 주고 걷는다...새소리 바람소리만 들린다...아참 헥헥거리는 나의 숨소리도 들린당 ㅋ

 

수철마을에서 시작하여 목적지 어천마을이 코앞이다...3시간 50분만에 14.2 Km를 걸었다...

처음부터 힘들어 하더니 꼴찌로 그것도 지팡이에 의지하여 도착한 형주,진관이 ㅎㅎㅎ

춥고 힘들었을텐데 한명의 낙오도 없이 무사히 도착해서 모두에게 감사^^

긴 휴식 후 받은 저녁상...점심 후 약간의 초코바와 사탕으로만 간식을 먹어서 시장함이 식욕을 돋운다...

지리산의 나물들로 가득한 반찬들이 아이들은 못마땅하다...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게만 인기폭발이다...

쑥국,고사리,취나물,무우나물 등등은 모두 내차지 ㅎㅎㅎ

저녁 식사후 시작한 게임...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어렵다...생각보다...몸으로 부대끼는 일보다 머리로 정리해서 풀어야하는 일들...)

 어렵사리 산청읍까지 가서 사온 치킨은 식어서 맛이 없다며 절반은 남겼지만 먹는 동안은 화기애애...

함께 정리를 하고, 같이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자고 유도를 했으나 미동도 없는 아이들을 보며

앞으로 어떻게 동생들을 돌보며 자신을 나누어 줄 수 있는 멘티들로 성장 할 수 있을까

혼자 이런저런 생각들로 잠을 이루기 힘든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