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생산해 내는 공장 798 #.1
10월 23일
과거 베이징하면 자금성이나 천안문 관장,만리장성을 떠올렸겠지만 요즘 베이징의 상징은 바뀌고 있다...
특히 798,지우창,차오창디,환티에 같은 예술구는 중국이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798의 작가들은 작품을 상업화하는데 적극적이었고 그 결과 예술과 상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제 798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몇 년 사이에 중국미술이 지주 등장하는가 싶더니
어느날 부터인가 베이징 투어 일정표에 798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798은 중국현대미술의 상징으로 자리 집았다...
798이 막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이곳을 뉴욕의 소호에 비유하곤 했다...
뛰어난 창의성을 지녔으나 가난을 멍에처럼 짊어지고 사는 예술가들이
하나둘 사형선고를 받은 공장지대로 모여 들면서 음울했던 폐허가
열정 넘치는 예술 공간으로 부활했다는 유사점 때문일 것이다...
가난한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이었던 소호에서 더 이상 가난한 예술가를 볼 수 없게 되었듯이
이제는 798에서 배고픈 예술가를 만날수 없게 되었다...
그건 이미 그들의 배가 부르게 되었거나 혹은 배고픈 이들이 더 후미진 곳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중국 미술계에 세계의 자본은 폭발적으로 몰려들었다...
작가들의 작업 공간 위주로 형성되었던 798에 국내외의 유명 화랑들이 앞다투어 진출하고 상권이 형성되면서
그 어느곳보다 더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예술구가 됐다....
될 성 싶은 작가들을 발굴,관리하는 에이전트는 이미 798에 진출했으며
작가들은 작가들대로 798의 명성을 등에 업고 성장해갔다...
798은 이미 숫자로 가늠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브랜드가 된 것이다...
2006년 베이징 시 정부는 798을 문화예술특구에 해당하는 문화창의산업단지로 지정,지원한다고 발표했고
2007년에는 베이징시가 선정한 베이징 근현대 보호 대상 우수 건축물 명단에 올렸다...
선조들이 남겨놓은 고대 문화유산 이외에 뾰족하게 내세울만한 당대의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정부로서는
자생적으로 성장해온 798이 어느 정도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나 싶다...
특히 보호 대상에 포함된 건축물은 원칙상 철거를 하지 못하고 공익상 철거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건축물에 대한 이전 보호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했다고 하니 798은 철거의 불안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되었다...
어쨌거나 배고픈 영혼들의 숭고하고도 거친 작업 공간은 정부가 지원하고 관리하는 예술 단지가 됐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798의 실험 정신이 제대로 꽃을 피우기도 전에 자본과 결탁해 시들어버렸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이 또한 798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트 센터로 성장하면서 감당해야 할 몫...
이곳에서 뻗어나간 작가들은 또다른 곳에서 새로운 예술지구를 형성하며
이 도시의 문화예술 표층을 한층 두텁게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