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걸음...울대 평생교육원 현대미술 중국전(2011.10.23~10.27)
유치원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두달 동안 워킹맘이었던 울엄마는
심심해하는 나를 "주경(그 당시 대구에서는 나름 구상작가로 유명하신분)"선생님의 화실엘 보냈었다...
1974년 그 당시로선 유치원 꼬맹이가 그림을 배우러 오는 것은 드문일.
석고상들과 독특한 화실의 냄새,미대 진학을 위해 그림을 그리던 언니 오빠들의 모습들...
암튼 나는 내 머리속의 가장 오래된 그림과의 인연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그 이후 아무리 졸라도 미술학원을 다닐 수 없었지만 결혼을 하고 바닷가 양남에서 두아이를 키우고...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
2011년 가을...우연처럼 베이징 798에서의 그림 전시 기회가 찾아왔다...
10.23
한국에서의 화창한 날씨가 베이징에서는 비가 내리는 조금은 쌀랑한 날씨로 돌변...
평소 우아함을 자랑하는 언냐들도 어쩔 수 없이 우산대신 그림을 머리에 이고 이동 ㅋㅋㅋ
문화와 감성이 지배하는 시대, 베이징에는 예술구의 대중화에 성공한 798이있다...
베이징 시 당국은 베이징 전역에 798과 같은 예술구 서른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하며
이미 베이징에는 500여개가 넘는 화랑이 있다고...
아름다운 풍경이나 정물과 달리 언뜻 장난과도 같은 가벼운,아니면 의도를 알 수 없는 현대 미술 작품들은
오히려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데 세계적인 작가 Top 10 중 7명을 배출한
중국은 신종 플루보다 빠른 속도로 예술 열병을 앓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우리가 대관한 갤러리 현실공간...798 화랑의 규모와 대여비는 극과 극...
798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으며 메이저급 전시장은 한달에 삼천만원이 넘는 곳도 많다고...
미대를 졸업하고 작업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베이징 화랑가의 큐레이트가 된 한준욱 실장님...
4박5일 베이징 문화유산부터 예술구 구석구석 베이징 예술의 아우라를 샅샅이 보여주시느라 살이 빠졌다는 ㅋㅋㅋ
왼쪽의 키가 작은 분이 갤러리 현실공간의 대표...이름이... 중국말로 뭐라뭐라 하였는데 기억이 ㅠ.ㅜ
이십대의 어린 나이로 잡지도 발행하며 화랑도 운영...젊은 감각의 중국 아트현실에 깜놀...
10.25
798 갤러리 투어를 마치고 잠시 현실공간에 들른 우리들...
여기는 소규모 전시장에 속하는 편...
다들 운송에 어려움이 있기때문에 액자도 빼고 작은 사이즈의 그림을 걸었다...
현재의 소소한 삶을 그리고 싶은 나의 그림속엔 샌드도 봄이도 길냥이도 주인공이다(오른쪽)...
올가을 황금들판에 매료되어서 평소 손도 대지 않던 노랑색에 열광, 빽으로 사용...
여름 작열하던 태양속의 제주 올레를 표현한 왼쪽 그림...
오호 통재라...성림 언냐 그림이 없넹ㅋㅋㅋ...
맞은 편에 전시중인 언냐들...여기도 몇명이 짤렸네 ㅎㅎ
왼쪽 멤버들...완전 흐리게 나왔지만 오른쪽벽을 점령한 그림들은 아예 그림자두 없따...쏘리
현대 미술과 중국의 위상 등등의 강의를 하는 한실장님...
수업 안 듣고 혼자 딴짓하느라 무슨 말씀했는지 기억이 당췌....ㅠ.ㅜ
녹슨 대문 마저 아트해 보이는 까닭이 뭘까???
A반 언냐들은 보이지 않고 현대미술B반만 모여 기념 촬영...
갤러리 현실공간이 있는 구역은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이 다녔다...
10.27
4박5일의 일정을 마치고 각자의 작품을 가지고 798을 떠나는 현미팀...
몇번을 들락거렸던 골목...공장 기계들을 그대로 노출시켜 응용했던 건물들도 정이 들었다...
이별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긴다...
언젠가 훌륭한 작가가 되어 신문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한준욱 큐레이트님 화이팅!!!
베이징 공항에서의 일몰...
현대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한 모택동의 방에는 "愚公移山"이란 액자가 있다고 한다...
우공이산...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
산을 옮기는 노인은 어리석어 보일지언정 아들,아들의 아들, 그 아들의 아들이 꾸준이 행하다보면
언젠가는 산을 옮기게 될 것이라며 자신을 어리석은 노인이라 칭했다던 그...
나는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걸음을 옮길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내 앞을 달려갔고
또 나를 앞지를 것이지만
언젠가는
도달 할 나만의 세계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느린걸음을
......